NBA이야기

[NBA]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화려한 조연, 지미 버틀러(jimmy Butler)

contentory-1 2025. 4. 17. 15:49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가 플레이인토너먼트에서 살아남았습니다. 멤피스 그리즐리스를 상대로 한 한판 승부에서 121-116으로 승리했습니다. 7번 시드를 확정해 1라운드에서 휴스턴 로켓츠를 상대합니다. 로켓츠는 그리즐리스와 비교해 좀 더 크고, 젊으면서 피지컬이 뛰어난 팀으로 평가 받고 있습니다.

워리어스에게 값진 승리를 안긴 주역으로 ‘지미 버틀러’가 꼽힙니다. 플레이오프 기간 ‘화려한 조연’을 자처한 지미 버틀러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워리어스는 올스타 브레이크 트레이드 마감시한을 앞두고 공들인 끝에 버틀러를 영입했습니다. 워리어스가 버틀러에게 바란 것은 뚜렷했습니다. 스테판 커리의 공격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었습니다. 주요 스코어러가 커리로 제한적이었던 워리어스는 시즌을 치를수록 공격 루트에서 고전했습니다. 커리는 점점 지쳐갔죠. 버틀러가 워리어스 유니폼을 입은 뒤 팀은 달라졌습니다. 승수가 쌓여갔고 플레이오프 시드 배정도 무난해보였습니다. 하지만 시즌 말미, 무난한 일정을 소화했음에도 졸전과 접전 끝 패배가 이어졌고 워리어스는 플레이인토너먼트 매치를 치를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리즐리스와 데스 매치를 펼친 그날 밤(16일), 버틀러는 워리어스 유니폼을 입은 뒤 ‘커리어나잇’을 만들었습니다. 38득점을 올리면서 6개의 어시스트와 3개의 스틸을 더하면서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습니다. 버틀러가 워리어스에서 30득점 이상을 기록한 건 이날이 처음이었습니다. 스테판 커리도 37점을 쏟아붓고 팀 승리를 견인했죠. 게임이 끝난 뒤 스포트라이트가 버틀러에게 쏟아졌지만 그는 겸손했습니다.

“나는 선수로서 팀을 선택하는 입장이다. 반면에 커리는 리그의 모든 팀이 원하는 선수”

“내가 해야 할 역할은 ‘로빈’이다. 그는 우리의 배트맨이다”

 

버틀러는 워리어스가 나아가기 위해 자신이 해야 할 역할이 ‘조연’이라고 표현한 것입니다.

.버틀러가 워리어스 유니폼을 입고 30게임을 뛰었습니다. 이 기간 3점슛 성공률이 27.9%였습니다. 그리즐리스는 이 수치에 주목했습니다. 3점 라인 바깥에서 버틀러가 볼을 잡았을 땐 그를 마킹 하는 대신 페인트 존 수비에 집중했습니다. 하지만 상대는 수많은 플레이오프 무대에서 팀을 승리로 이끈 지미 버틀러죠. 그는 스마트하게 그리즐리스 수비 전략을 무너뜨렸습니다.

1쿼터 초반 워리어스 공격은 매우 답답했습니다. 첫 3분 동안 올린 점수는 3점에 그쳤습니다. 그리즐리스의 디펜시브 전략은 적중해가고 있었습니다. 그리즐리스 선수들은 페인트 존 근처에 밀집해 있었고 워리어스는 이를 무너뜨리지 못했습니다. 잭 이디(Zach Edey)샌티 알다마(Santi Aldama)가 페인트존 수비의 중심에 섰죠. 이들 둘은 버틀러가 3점 라인 바깥에서 공을 잡았을 땐 그의 근처에 붙지 않았습니다. 여기서 버틀러는 주저하다 3점슛을 던졌고, 2번의 시도를 모두 성공시킵니다. 워리어스 공격에 조금씩 활기가 도는 계기를 마련한 슈팅이었죠. 그리즐리스 코치진도 당황하기 시작하면서 버틀러를 향한 외곽 수비가 조금씩 달라졌습니다.

이디는 버틀러와의 거리를 좁혀나갔습니다. 2쿼터에 들어서면서 버틀러가 외곽에서 볼을 잡자 이디와 알다마는 버틀러 곁으로 다가왔습니다. 수비수와의 거리가 좁혀지자 버틀러는 거침없이 드라이브인을 선택했습니다. 버틀러가 플인매치에서 스코어를 쌓은 방식이 이와 같았습니다. 상대 수비 전략을 적절히 활용했습니다.

 

‘플레이오프 지미’라는 수식어가 떠오릅니다. ‘4월이 오면’ NBA팬들에겐 익숙한 대명사죠. 버틀러는 마이애미 히트와 불편한 감정을 남긴 채 이별했지만 그가 남긴 플레이오프 유산(legacy)은 특별했습니다. 버틀러는 히트에서 뛴 5시즌 동안 팀을 2차례나 파이널에 진출시켰습니다. 큰 게임을 승리로 이끌 수 있는 그만 알고 있는 방법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버틀러의 노하우 중 하나는 ‘팀의 사기를 극한으로 끌어올리는 것’입니다.

버틀러는 듣는 사람이 불편을 느끼지 않는 화법으로 승리에 대한 의지를 팀에 확산시킵니다. 휴스턴 로켓츠와의 1라운드 매치가 확정된 후 버틀러의 인터뷰 내용들을 보시죠.

“리그의 어느 팀도 워리어스가 쉽게 게임에서 물러서지 않을 것을 안다. (로켓츠)시리즈에서도 마찬가지다. 내가 이 팀의 구성원인 이상 더욱 그렇다.”

 

“나는 그들(로켓츠)이 무엇을 할지 알고 있다. 상대를 끔직하게 현혹시킬 수 있는 드리볼러(커리)가 있는 우리를 쉽게 이길 수 있는 팀은 없다.”

 

랩의 가사처럼 보입니다. 이 인터뷰들을 보면 ‘나 잘났다’는 식의 내용보다 “우리 팀이 잘나간다. 우리 팀 에이스가 최고다”란 식으로 팀과 동료의 에너지를 끌어올리는 표현이 대부분입니다.

버틀러가 미국 스포츠 매체 ‘디애슬레틱’과 가진 인터뷰 내용을 보면 이타적이면서 헌신적인 그의 태도가 더욱 돋보입니다.

 
"난 워리어스 동료들을 위해 뛰고 있다. 내가 우승을 하고 싶은 마음의 크기 만큼 드레이먼드 그린에게 또 하나의 트로피를 선물하고 싶다."

"난 커리가 패배하는 것을 보고만 있지 않겠다. 워리어스 선수들과 샌프란시스코는 그럴 자격이 있다. 내가 이곳에 와서 이 과정을 도울 수 있다는 것이 기쁘고 행복하다.”

 

트래시 토커의 ‘톱티어’로 꼽히는 드레이먼드 그린과는 다른 방식의 품격있는 마이크 워크(work)이죠. 버틀러는 플레이오프 시리즈를 앞두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팀에 확산시키고 있습니다.

드레이먼드 그린은 지미 버틀러가 팀에 합류했을 때 “우리는 이번 시즌 우승할 것이다”라는 과감한 예언을 내놨습니다. 시즌 한 때 그 예언이 허언이 아니었음을 실감했던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시즌 막판의 워리어스는 컨텐더로서의 존재감이 사라지기도 했죠. 우여곡절 끝에 워리어스는 플레이인토너먼트를 승리하면서 다시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화려한 경력과 내공을 갖춘 ‘로빈’이 배트맨 옆에 서서 말이죠.

 

그들을 막아선 다음 빌런은 휴스턴 로켓츠입니다. 그리즐리스보다 더 젊고 강한 빌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