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셀틱스 이야기 입니다.

플레이오프를 준비하면서 각 팀이 강점을 극대화시키고 약점을 보완하고 있습니다. 셀틱스도 그렇습니다. 알다시피, 셀틱스 특장점은 불꽃처럼 터지는 3점슛입니다. 조 마줄라 감독은 3점슛에 대한 자신만의 작전을 시즌 중 여러번 디테일하게 업그레이드 시켜왔습니다. 주로 공간 창출과 활용을 변화시키는 방식입니다. 모든 선수가 하프코트를 넘으면 3점슛 라인 바깥에 공간을 만들어내면서 3점슛을 던지는 때도 있었습니다.
시즌 중, 후반에는 제일른 브라운과 크리스탑스 포르징기스를 제한구역 내에서 움직임을 끌어올리면서 공간을 만들어 3점슛을 던지는 방식도 썼습니다. 이번 플레이오프에서는 ‘건강한’ 크리스탑스 포르징기스를 중심으로 한 3점슛 전략도 상대팀에게 경고 대상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포르징기스는 9일 열린 닉스와의 게임에서 ‘로고슛’을 성공시켰습니다. 뉴욕 닉스 홈코트에서 펼쳐진 이날 게임에서 포르징기스는 닉스 팀의 로고가 그려진 하프코트 근처에서 먼거리 3점슛을 던졌습니다. 결과는 림을 깨끗이 갈랐습니다. 공격 제한시간이 7초나 남은 상황이었습니다. 더 나은 공격 기회를 만들기 위한 방법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포르징기스는 주저하지 않고 먼거리 슈팅을 시도했습니다.
NBA 3점슛 거리는 23.8피트(7.24m)쯤 됩니다. 포르징기스는 이날 본인의 커리어 하이 3점슛 기록을 세웠습니다(8개). 40피트 거리에서 던진 로고슛을 포함해서 27피트가 넘는 장거리 3점슛도 4개나 성공시켰습니다.

셀틱스에는 최근 뚜렷한 고민이 있습니다. 제일른 브라운입니다. 브라운의 무릎 부상이 셀틱스 플레이오프 구상에 가장 어두운 먹구름입니다. 마줄라 감독은 우려를 포르징기스로 대신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변수는 역시나 ‘포르징기스의 건강상태’ 입니다. 언제 부상을 당해 게임에 결장한다고 해도 전혀 이상할 것 없는 ‘인저리 프론’ 플레이어기 때문입니다.
닉스와의 게임에서 마줄라 감독은 포르징기스를 활용한 공간 창출에 대한 답을 확인했습니다. 포르징기스는 게임이 끝난 뒤 인터뷰에서 “그들(닉스 디펜스)은 게임 내내 전략을 수정하지 않았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포르징기스는 페인트 존 제한 구역에서 아주 먼 곳에서 중심을 잡았습니다. 코트에서 가장 키 큰 선수가 ‘포인트 가드’ 역할을 하고 있었습니다. 포르징기스는 닉스의 단신 가드 제일른 브런슨과 자주 매치업이 됐습니다. 그리고는 브런슨의 블로킹보다 훨씬 높은 타점에서 3점슛을 던졌습니다.

포르징기스는 페인트존에서도 강력한 매력을 갖고 있습니다. 미드레인지 슈팅 능력 또한 탁월합니다. 페인트존과 외곽 그 먼곳 어디서나 이런 강력한 슈팅 퍼포먼스를 가지고 있는 선수가 리그에 몇이나 될까요. 게다가 키에 비해 빠른 스피드를 갖춘 것 또한 포르징기스의 장점으로 꼽힙니다. 외곽에서 단신의 수비수를 마주하면 브런슨에게 그랬던 것처럼 3점슛을 던질 수도 있지만 곧바로 포스트업 플레이로 연결시킬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닉스와의 게임에선 포스트업 플레이보다 원거리 3점슛에 더 많은 투자를 했습니다. 이날 포르징기스가 던진 슈팅 거리는 평균 3점슛 거리가 27.56피트에 달했습니다. 포르징기스를 활용한 상대 디펜스 파훼 시도를 해보기에 닉스는 아주 좋은 상대였습니다. 마줄라 감독은 포르징기스에게 왜 이렇게 먼 거리 슈팅을 하게 한 걸까요.

마줄라 감독은 포르징기스가 던지는 3점슛의 성공률이 그 거리에 따라 크게 달라지지 않는 다는 것에 주목했습니다. 포르징기스 또한 “난 멀리서 슈팅을 던지는 것도 편하다”면서 “그런 방식이 우리팀 공격이 도움이 되고 상대 수비를 분산시키는 것에 큰 효과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성공률에 큰 차이가 없다면 내가 더 멀리서 슈팅을 시도하고 성공시키는게 팀에는 큰 장점이 될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셀틱스를 막아서는 팀들은 포르징기스가 하프코트 근처에 머문다 해도 그를 편하게 둘 수는 없습니다. 포르징기스의 이번 시즌 3점 슛 성공률은 41.6%입니다. 데뷔 이후 성공률이 40%를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수비선수를 멀리까지 끌어낼 수 있다는 건 셀틱스에겐 더할 나위 없는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포르징기스를 제외한 4명의 선수들이 3점슛을 던질 수 있는 빈 공간이 넉넉하게 생긴다는 의미죠.
포르징기스는 셀틱스를 제외한 많은 팀에서 그의 매력적인 ‘신장’ 덕분에 슈터 보다는 스크리너로서의 역할에 많은 비중을 부여받았습니다. 물론 셀틱스에서도 상당기간 비슷한 주문을 받았습니다. 커리어 3점슛 성공률이 36%인 것을 감안하면 그럴만도 했습니다. 하지만 올 시즌 달라진 슈팅 타점과 성공률은 그에게 더 많은 역할을 감당할 수 있게 했습니다.

포르징기스는 셀틱스 초창기 시절엔 이와 정반대되는 요구를 받았다고 했습니다. 가급적 3점슛 라인에 붙어서 슈팅을 시도하라는 것이었습니다. 거리를 짧게 하면 성공률이 높아질 것이라는 계산을 한 것입니다. 포르징기스는 “구단에서는 내가 가까운 거리에서 외곽 슈팅을 하길 바랐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셀틱스 프론트도 마줄라 감독도 확인했습니다. 그가 던질 수 있는 비거리 내에서는 거리 차이에 따라 성공률에 큰 변화가 없습니다.
앞서 언급한대로 브라운의 몸상태가 완전하지 않습니다. 셀틱스에게 포르징기스를 활용한 오펜스는 새로운 대안이 됐습니다. 조 마줄라 감독은 “우리에게 진짜 필요한 것을 드디어 확인했다”고 인터뷰를 통해 말했습니다.

포르징기스를 향한 변수는 오직 건강입니다. 시즌 중에도 알 수 없는 ‘질병’과 관련한 이슈로 많은 게임을 결장해야만 했습니다. 포르징기스는 “내 몸 상태가 100% 완벽하다고 할 순 없습니다”라고 했습니다. 여전히 변수는 살아있습니다. 실제로 그는 하루하루 컨디션이 급변하고 있습니다. 포르징기스는 “질병(illness)과 관련한 이슈는 여전하지만 난 시즌 내내 그 병과 공존하면서 적응해왔습니다”라면서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며칠 간 쉬면서 몸을 만들면 완벽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플레이오프에서 포르징기스가 건강하다면 셀틱스는 더 빠르고 더 먼 곳에서 3점슛을 던질 것이 확실합니다. 2020년대 그들만의 기준으로 리그를 제패한 셀틱스는 이제 2연패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3점슛 농구가 재미없다는 비난 여론이 거센 시즌이었습니다. 셀틱스에 도전하는 수 많은 팀이 폭죽과도 같은 3점슛을 극복할 수 있는지를 지켜보는 재미가 플레이오프를 뒤덮을 겁니다. 첫 상대는 ‘높고 느린’ 올랜도 매직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포르징기스의 역할이 더 중요해졌습니다.
'NBA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NBA]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화려한 조연, 지미 버틀러(jimmy Butler) (0) | 2025.04.17 |
---|---|
[NBA] 2025 정규시즌 마지막 날 (feat. 플레이오프 대진표 완성) (0) | 2025.04.14 |
[NBA] 위기 속에 맞이하는 덴버 네게츠의 플레이오프(feat. 깨어난 괴물 니콜라 요키치) (0) | 2025.04.11 |
[NBA] 할렐 포지엠스키! 왓더 돈치치? (2) | 2025.04.04 |
[NBA 농구일기] 애리조나의 군계일학, 케빈 듀란트 (0) | 2025.03.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