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이야기

[NBA] 위기 속에 맞이하는 덴버 네게츠의 플레이오프(feat. 깨어난 괴물 니콜라 요키치)

contentory-1 2025. 4. 11. 10:56

 

덴버 너게츠에서 충격적인 뉴스가 터져나왔죠.

마이크 말론 감독 캘빈 부스 단장 동시에 해고됐습니다. 일단 데이비드 아델만 어시스턴트 코치가 감독 대행으로 남은 시즌과 플레이오프를 이끕니다. 말론 감독을 보좌한 코치진은 해고되지 않은 상태로 아델만 감독대행과 함께 합니다.

 

말론 감독이 해고 통보를 받은 당시 너게츠는 47승 32패를 기록하고 있었습니다. 서부컨퍼런스 4위에 자리한 상태였죠. 하지만 4연패로 팀 분위기가 쳐져 있었습니다. 너게츠 게임을 중계하는 방송사 영상은 ‘너게츠에 드리워진 어두운 새벽’이라며 팀 분위기를 묘사했습니다. 너게츠는 순위 싸움이 치열한 2월 말 이후 10승 13패에 그친 상태입니다.

마이크 말론 감독은 올해 53세로 지도자로서 절정에 이른 시기입니다. 지도력도 인정받았습니다. 그는 너게츠의 프랜차이즈 감독이나 다름없었습니다. 샌안토니오 스퍼스의 그렉 포포비치, 마이애미 히트의 에릭 스포엘스트라,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스티브 커에 이어 리그에서 4번째로 한 팀에 오래 재직한 감독이었습니다. 팀을 2023년 우승으로 이끈 점이 커리어 최고의 성과입니다.

 

하지만 리그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시즌 들어 너게츠 라커룸에는 적지 않은 갈등이 생겼다고 했습니다. 갈등이 생겨난 여러 이유 중 하나로 말론 감독의 ‘수비 전략’이 지적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선수들 사이에서 수비와 관련한 비판 여론이 끊이지 않았다고 합니다. 너게츠는 이번 시즌 수비 지표에서 리그 하위권(20위)에 쳐져 있었습니다. 니콜라 요키치는 공격 뿐 아니라 수비 진영에서도 헌신했지만 이런 결과에 대해 상당히 낙담했다고 전해집니다.

좌절감은 최근 경험한 연패구간에서 확산했습니다. 너게츠는 지난 2주 동안 미네소타 팀버울브스와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등에게 패했습니다. 특히 이 2게임은 상위 시드 확보를 위해 의미가 큰 게임이었습니다. 홈에선 주요 선수가 모두 시즌 아웃된 샌안토니오 스퍼스에게도 졌습니다. 구단 내 수뇌부들 사이에선 “너게츠가 지금 이룬 성과보다 더 큰 잠재력이 있는데, 누군가 이를 막고 있다”는 분위기가 싹텄습니다. ‘누군가’는 마이크 말론 감독을 지칭한 것이나 다름 없었습니다.

 

말론 감독과 부스 단장의 골이 깊은 갈등도 이번 해고의 바탕이 됐다고 전해집니다. 부스와 말론 모두 2024년 플레이오프 2라운드 탈락의 책임을 서로에게 돌리며 둘의 갈등이 수면위로 올라왔는데요. 당시 덴버는 미네소타 팀버울브스와의 7차전 후반전에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며 무너졌는데, 이에 대해 부스는 정규 시즌에 더 많은 선수들을 기용했더라면 팀이 플레이오프에서 더 경쟁력이 있었을거라며 말론을 탓했습니다. 반면 말론은, 자신이 좀 더 강한 전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결과가 달랐을 것이라며 부스 쪽에 책임을 돌렸죠.

이번 시즌에서도 이들은 선수단을 구성하는 것부터 당일 출전 멤버까지 크고 작은 모든 영역에서 갈등을 빚었다고 합니다. 이런 부정적인 에너지는 팀 내 선수들에게 퍼져 나갔습니다. 결국 선수들끼리도 신뢰하지 못하고 분열되기 시작했습니다. 부스 단장은 본인이 드래프트로 뽑은 젊은 선수들이 더 많은 기회를 받길 바랐습니다. 하지만 말론 감독은 베테랑급 에이스들로만 게임을 꾸려나갔습니다. 예를 들면 제일른 피켓(Jalen Pickett) 같은 선수입니다. 부스 단장은 피켓을 중용하길 바랬지만, 말론 감독의 선택은 늘 러셀 웨스트브룩이었죠. 또한 말론 감독이 페이튼 왓슨의 출전 시간을 잘 주지 않은 것도 갈등의 골을 깊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팬들 사이에선 부스 단장의 트레이드 결과가 썩 유쾌한 반응을 얻지 못했습니다. 그는 제케 은나지(Zeke Nnaji)에게 4년짜리 계약을 안겼습니다. 하지만 말론 감독은 은나지를 거의 활용하지 않았습니다. 부스 단장은 지난 오프시즌 다리오 사리치를 로스터에 합류시켰습니다. 하지만 12월 이후 말론 감독은 사리치를 거의 기용하지 않았습니다. 또 부스 단장이 영입한 러셀 웨스트브룩에 대한 평가도 극과 극으로 갈렸습니다. 특히 미네소타 팀버울브스와의 게임에서 막판에 보인 실수는 팬들의 원성을 크게 샀습니다.

이제 너게츠는 감독과 단장 없이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합니다. 구단이 언급한 ‘더 많은 잠재력’은 어떤 식으로 발현할까요. 너게츠는 감독 없이 치르는 첫 게임 새크라멘토 킹스와의 게임에선 ‘승리’했습니다. 4연패는 끊어냈습니다.

 

요키치는 이날 새크라멘토와의 경기 전에 덴버의 모든 선수들과 일대일 면담을 가지며 분위기 쇄신에 힘쓰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합니다. 그리고 경기 후 인터뷰에선 강렬한 메세지를 남겼는데요.

"사람들은 우리가 위태롭다고 말한다. 하지만 괴물은 위태로울 때가 가장 위험하다. 아마 그들은 괴물을 깨웠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