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원중의 9회’
개막 첫 승에 도전하는 롯데 자이언츠가 랜더스 필드를 방문했습니다.
자이언츠 팬들 염원에 인천 하늘도 반응한 밤이었죠. 자이언츠는 개막시리즈 2연패 악몽을 뒤로 하고 연장 접전 끝에 시즌 첫승을 따냈습니다.
사실 이 경기, 굳이 연장전을 가지 않아도 됐습니다. 2-1로 자이언츠가 1점 앞선 상황. 9회말에 들어선 자이마무리 투수는 예상대로 김원중. 김원중은 오프시즌 긴 머리를 잘랐죠. 공 하나 던지고 곱슬거리는 긴 머리를 만지작거리는 모습을 안봐도 되니 속이 다 시원했습니다. 그래도 인물이 좋으니 짧은 머리도 잘 어울리더라고요.

머리가 길든 짧든, 마무리 투수는 게임 마무리만 잘하면 되죠. 그런데 김원중이 힘들어 하는게 이런 상황에서의 게임 클로징입니다. 롯데 소식만 다루는 한 유튜브 방송 진행자가 “터프세이브 상황이라 기대는 안했다’고 말했는데, 그분 말대로였어요. 1점을 지켜야 하는 터프한 상황에서 김원중은 게임을 끝내지 못했습니다.
9회말 상황은 이랬습니다. 9회말 중심타순이 돌아온 랜더스는 반격에 의지를 다졌죠. 선두타자 박성한 역할이 중요했습니다. 하지만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났죠. 선두타자를 묶었으니 자이언츠 팬들도 안심. 자, 여기서 기예르모 에레디아가 출현했습니다. 에레디아는 ‘무조건 넘기겠단 스윙’을 타석에서 보여줬는데요. 김원중 얼굴이 상앗빛으로 상기되면서 절절대기 시작합니다. 볼카운트는 어느새 3볼 1스트라이크. 볼넷을 내줘 동점주자를 내보내기 싫었던 김원중이 월드시리즈 챔프 에레디아에게 도전장을 던집니다. 148km짜리 직구를 아주 아름답고 솔직하게 ‘한가운데’로 서비스했죠. 히팅 머신처럼. 이거 놓치면 메이저리거 출신이라고 하기 좀 머쓱하겠죠? 휘두르는 순간 벤치를 향한 에리디아의 세리머니!

김원중은 시즌 첫 등판에서 ‘블론세이브’로 고개를 떨궈야만 했습니다. 자이언츠 팬들은 언제까지 클로징에서 일그러지는 김원중과 ‘앵그리’ 김태형 감독의 분노의 무표정을 화면으로 지켜봐야 할까요.
개막 첫 승의 기쁨과 함께 과제도 분명해졌습니다. 1점차를 지켜내기 너무 불안한 마무리. 클로저라 하긴 어렵네요. 이젠 스스로 입증해야겠죠. ”54억 받을 가치가 있는 투수라는 것“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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