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 이야기

[WKBL 프리뷰] 마. 트로피 꺼내라, 파이널 3차전 BNK썸 vs 우리은행(3월20일)

contentory-1 2025. 3. 20. 15:21

 

‘돌아왔다 부산항에~ 그리운 내 팬들이여!’

 

드디어 여기까지 왔습니다.

부산 BNK썸이 창단 후 첫 우승 트로피를 품기까지 이제 단 1승만이 남았죠. 그리고 그들은 이제 부산에서 샴페인을 터트릴 준비를 마쳤습니다. 누구보다 홈에서 강력한 모습을 보여온 BNK에겐 절호의 기회인 셈입니다. 5판 3선승제의 챔피언 시리즈 역사상 1~2차전을 모두 이긴 팀이 우승을 차지하지 못한 선례는 없었습니다.

 

작년 11월 개막해 5개월여를 달려온 2024-25 WKBL의 마지막 경기가 될지도 모를 파이널 3차전20일(목) 저녁 7시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펼쳐집니다. 이 경기는 우리에게 어떤 이야기를 남길까요.

 

# 상대를 압도하는 체력, 주전의 고른 활약

박정은 BNK감독은 챔프전 미디어 데이에서 자신있게 외쳤죠.

 

‘부산으로 온나!’

 

홈팬들 앞에서 우승을 확신한 박 감독 멘트의 배경엔 탄탄한 선수 구성에 있었던 겁니다. 김소니아박혜진, 이소희, 안혜지 그리고 아시안쿼터 이이지마 사키까지. 이들이 건강한 컨디션으로 코트에 서자 국내리그에 그들을 막아설 팀이 없어 보였습니다. 국내 원톱 포워드 김단비와 여자농구 전술의 역사 위성우 감독이 뭉친 우리은행도 충남 아산 그들의 홈에서 두 게임 연속 무너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특히 3~4쿼터 게임 후반으로 치달을수록 BNK선수들은 우리은행보다 더 많이 뛰고, 움직이며 체력으로 상대를 압도해나갔죠. 여기에 필요할 때마다 터져나온 주전 선수들의 고른 득점이 우리은행 선수들의 의지를 꺾어버렸습니다.

 

# BNK의 위닝전략: 어제와 같은 오늘

2019년 창단 후 매년 최약체로 분류되었던 BNK는 2022년 깜짝 파이널 진출로 농구팬들을 놀라게 했습니다. 하지만 누구도 BNK를 여자농구의 강호로 떠올리진 않았죠. 그만큼 하위권 오명을 씻긴 어려웠습니다.

그랬던 그들이 이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는건 시간문제가 됐습니다. 오늘이냐, 다음 경기냐 그 차이정도죠. 박정은 감독은 한국여자프로농구 사상 최초로 여자 감독으로 정상에 서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습니다. BNK의 초대 감독이었던 여자농구의 전설 유영주 감독도 감히 넘보지 못했던 미지의 영역이죠.

 

오늘 BNK가 우승세레머니를 하기 위해선 선수들의 마음가짐이 들떠선 안됩니다. 목적지가 눈앞에 보이기 시작하면 지나치게 마음이 풀어지거나 몸에 잔뜩 힘이 들어가기 마련이죠. 이렇게 되면 리듬이 무너지고 루틴을 잃게 되면서 쓸데없는 위기를 자초할 수도 있으니까요. 박 감독은 이렇게 주문할테죠. “하던대로 하자.” 맞습니다. 1~2차전처럼 체력으로 우위를 점하고 한 명의 플레이어에게 의존하지 않는 다채로운 패턴 플레이를 펼친다면 해피엔딩이 기다리고 있을겁니다.

 

# 우리은행의 위닝전략: 외곽, 외곽, 외곽! 터져라 3점!

시리즈는 아직 끝난게 아닙니다. ‘위대인’ 위성우 감독은 이미 여러 차례 말도 안되는 승부를 승리로 이끈 사례가 적지 않죠. 부산 팬들에게 간담을 서늘하게 할 필승 비법을 찾았을지도 모릅니다. 체력이 소진된 우리은행이 들고 나올 유력한 전력은 ‘외곽’슛 일 것 같은데요. 2차전에서도 보여준 공격제한시간을 짧게 쓰면서 3점, 미드레인지 외곽 슈팅 시도 회수를 늘려가는 것이죠.

문제는 효율입니다. 이 전략이 들어맞으려면 성공률이 높아지면서 페인트존의 진공상태를 확보해야 합니다. 하지만 2차전에선 선수들이 조급해지면서 에어볼에 가까운 얼토당토 않은 슈팅이 너무 많았죠. 위 감독은 이렇게 주문할테죠. “조급해하지마.” 맞습니다. 우리은행 선수들이 침착하게 게임 템포를 운영해갈 필요가 있죠. 하지만 3쿼터 후반만 되면 발이 움직이지 않을만큼 지친 우리은행선수들에게 과연 이 주문이 들릴 지 모르겠습니다. 김단비 선수 조차 얼굴이 하얗게 질린 상태니까요.

 

이 게임의 승패와 흐름 어떻게 전개될까요. 이미 1~2차전을 쭉 보신 분들은 알고 계실거 같습니다. 사직체육관에 ‘파도치는 부둣가에 지나간 날들이 가슴에 남았는데~” 우승의 찬가가 울려퍼질까요? 하위권의 대명사로 ‘서럽던 지난 날들’을 오늘!우승 트로피로 보상받을까요? 부산 여전사들의 부푼 꿈이 실현되기까지 이제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