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콜로라도 로키스가 결단을 내렸습니다. 로키스가 버드 블랙(Bud Black) 감독과 마이크 레드먼드(Mike Redmond) 벤치 코치를 해임했습니다. 3루 코치 워렌 셰퍼(Warren Schaeffer)가 감독 대행이 됐습니다. 타격 코치 클린트 허들(Clint Hurdle)은 임시 벤치 코치를 맡아 봅니다.
로키스 구단주 딕 몬포트(Dick Monfort)는 이번 시즌 팀 성적과 운영에 대해 격노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특히 파드리스와의 참담한 시리즈가 여기에 기름을 부었습니다. 몬포트 구단주는 최근 아래와 같은 내용을 기자들과 공유했습니다.

“이번 시즌 로키스 야구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수준입니다. 사실, 우리는 지난 시즌도, 2023 시즌도 그랬습니다. 우리 팬들은 패배자의 팬이 아닌 승리하는 팀을 응원할 자격이 있습니다. 로키스 야구는 반드시 더 나아져야 합니다. 우리 모두가 형편없는 이번 시즌을 책임져야 합니다. 변화가 필요해요. 저와 로키스는 2025 시즌 남은 기간 할 수 있는 부분을 개선할 것입니다. 야구 팀을 운영하는 데 필요한 모든 영역을 점검하겠습니다. 로키스 야구가 더 나은 미래를 맞이할 수 있게 하겠습니다.”
로키스의 이번 시즌은 재앙입니다. 11일(한국시간) 파드리스를 상대로 21-0으로 패한 것은 콜로라도 팬들에게 좌절을 안겼습니다. 로키스는 올 시즌 7승 33패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작년 시즌에는 101패를 했습니다. 2023년은 103패 시즌을 경험했습니다. 올해는 더 암울한 시즌이 될 전망입니다. 시카고 화이트삭스는 작년 시즌 121패를 당했습니다. 메이저리그 기록입니다. 지금 흐름대로라면 로키스는 이 불명예스러운 기록까지도 넘어설지 모릅니다.

감독 대행을 맡은 쉐퍼는 로키스 마이너리그 팀에서 코치와 감독으로 10시즌을 보냈습니다. 2023년부터 3루수와 내야 코치를 맡아왔습니다. 빌 슈미트(Bill Schmidt) 로키스 단장은 워렌 감독 대행 체제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쉐퍼 감독대행은 젊은 선수들이 가진 재능을 개발하는 데 있어서 최고의 적임자입니다. 로키스를 앞으로 나아가게 할 것입니다. 마이너리그에서 쌓은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베테랑과 젊은 선수들을 아우르는 리더십을 보여 줄 것입니다.”
로키스는 앞서 4월 17일 헨슬리 뮬렌스(Hensley Meulens) 타격코치를 해임했습니다. 새 타격코치로 임명된 이가 클린트 허들이었습니다. 허들은 2002년부터 8시즌동안 로키스 감독을 역임했습니다. 허들 감독 체제에서 로키스는 534승 625패를 기록했습니다. 허들 전 감독은 2007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로키스를 월드시리즈에 진출시켰습니다. 이후 2011년부터 2019시즌까지 피츠버그 파이리츠 감독으로 팀을 이끌었습니다.

버드 블랙 감독은 리그에서 손꼽히는 명장 중 한명이었습니다. 블랙 감독은 빅리그에서 투수로 15시즌을 활약했습니다. 은퇴후 애너하임 에인절스에서 투수 코치로 코치 커리어를 시작했습니다. 블랙 감독의 주요 커리어는 파드리스 시절부터 시작합니다. 2010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감독으로 내셔널리그 올해의 감독에 뽑히기도 했습니다. 파드리스 감독으로 10시즌을 보내면서 649승 713패를 기록했습니다.
그는 2017시즌부터 로키스를 이끌어왔습니다. 2010년대 후반 로키스가 가을야구에 오르면서 존재감을 보일 수 있었던 건 블랙 감독의 지도력이 큰 역할을 했습니다. 블랙 감독은 로키스에서 544승(690패)을 거뒀습니다. 부임 첫해 팀을 와일드카드 시리즈에 진출시켰습니다. 이듬해에는 디비전시리즈까지 올랐습니다. 이때가 로키스의 마지막 가을야구였습니다.

평소 블랙 감독을 ‘멘토’로 여긴다는 데이브 로버츠 LA다저스 감독은 로키스의 이번 결정에 대해 “이건 매우 실망스런 결정”이라면서 비판했습니다. 로버츠 감독은 블랙 감독이 파드리스 감독으로 일할 때 5시즌 동안 블랙의 스태프(staff)로 함께했습니다. 이 중 두 시즌은 벤치 코치를 맡았습니다. 로버츠 감독은 “이번 시즌 로키스의 성적은 감독의 잘못이 아닙니다. 팀은 분명히 달라져야 합니다. 버드 블랙보다 더 나은 사람이 많은가요? 그렇지 않을겁니다. 매우 매우 실망스런 결정이지요”라고 말했습니다.
로버츠 감독의 말대로 블랙 감독은 팀을 재건할 수 있는 전략을 써볼 여지가 없었습니다. 단장과 구단주는 제대로 된 선수 영입에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프랜차이즈 스타 놀란 아레나도(Nolan Arenado)가 팀을 떠나고, 찰리 블랙몬(Charlie Blackmon)이 은퇴하면서 팀의 구심점이 되어 줄 베테랑이 전무합니다. 연패를 끊어줄 에이스도 없습니다. 모두가 주목하는 유망주도 없습니다. 리빌딩이라는 표현을 갖다 붙이기도 민망합니다.

로키스는 감독 교체라는 카드로 변화의 신호탄을 쐈습니다. 이 결정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아직 알 수 없습니다. 콜로라도 야구팬들이 이제 더 이상 좌절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지금보다 더 나은 미래로 향하겠다는 구단주와 단장의 말이 실현되길 바랍니다. 야구팬으로서 ‘락토버(Rockies + October·로키스의 가을야구)’의 뜨거운 에너지를 또 느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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