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이야기

[MLB] 펫코파크 전설을 쓰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San Diego Padres)

contentory-1 2025. 4. 15. 20:37

2018년 월드시리즈 트로피는 보스턴 레드삭스가 들어올렸습니다. 레드삭스는 다저스를 상대로 시리즈 전적 4승 1패를 거두면서 챔피언이 됐습니다. 시즌 출발부터 압도적이었습니다. 첫 19게임에서 17승 2패를 기록했습니다. 그 해 레드삭스는 108승을 올렸습니다.

2025 시즌을 10%쯤 진행한 현재, 2018 시즌 레드삭스처럼 질주하는 팀이 있습니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입니다. 파드리스는 한국시간으로 15일(화) 그들의 홈필드 ‘펫코파크’에서 펼쳐진 시카고 컵스와의 게임에서 10-4로 승리하면서 5연승을 내달렸습니다. 홈 승률 100% 행진은 여전합니다. 파드리스는 ‘펫코파크’에서 11전 전승을 올리는 중 입니다. 프랜차이즈 기록을 계속해서 늘려가고 있습니다.

파드리스는 메이저리그 역사 속 강력한 시즌 기록을 남긴 팀들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14일(월) 홈에서 펼쳐진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게임에서 파드리스는 6-0으로 이겼습니다. 파드리스는 로키스와의 앞선 두 게임에서도 단 한점도 실점하지 않있습니다. 구단 사상 최초로 단일 시리즈 3경기를 연속해서 ‘셧아웃’ 승리로 이끈 순간이었습니다.

2017년 이후 단일 시리즈에서 3게임 연속 ‘셧아웃’ 승리를 한 팀은 파드리스가 유일합니다.  이날 승리로 파드리스는 13승 3패를 기록했습니다. 파드리스가 가장 최근 월드시리즈 무대에 올라선 때는 1998년 입니다. 놀라운건 98시즌 파드리스의 16게임 성적 역시 13승 3패로 기록이 같았습니다.

콜로라도 로키스는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최약체로 꼽힙니다. 하지만 파드리스에게는 부담스런 기억을 많이 남겼습니다. 작년 시즌 로키스의 시즌 기록은 53승 96패였습니다. 하지만 파드리스에게는 8승 5패로 ‘5할 승률’을 훨씬 상회했습니다. 파드리스는 작년 시즌, 꼭 이겨야 하는 게임에서 주저 앉는 날이 적지 않았죠. 이번 시즌 초반 로키스를 상대로 한 ‘시리즈 스윕’은 작년과 완전히 달라진 파드리스를 보여줬습니다.

내셔널리그 서부지구는 말 그대로 ‘와일드’합니다. 파드리스만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도 강력합니다. 자이언츠는 15일 필리스 원정에서 역전승을 거두면서 12승째를 올렸습니다. LA 다저스는 세번의 시리즈에서 연속으로 ‘루징’을 당했지만 언제라도 연승 구간에 올라탈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9승 7패)도 다크호스로 꼽힙니다. 다이아몬드백스는 지난 5경기에서 4승 1패를 올렸습니다.

파드리스의 유격수 잰더 보거츠는 2018 시즌 레드삭스 월드시리즈 우승 멤버 입니다. 보거츠는 “파드리스가 4월에 보여주는 힘과 분위기는 그 때의 레드삭스와 비슷하다”고 말했습니다. 또, “(우리는) 매우 강하고 단단하다”고도 했습니다.

파드리스는 작년 올스타 브레이크를 기준으로 삼으면 리그에서 가장 강력한 팀 중 하나입니다. 그들은 후반기 63게임에서 40승을 거뒀습니다. 디비전 시리즈에선 우승팀 LA다저스를 벼랑 끝까지 몰아붙였습니다.

파드리스의 2루수 제이크 크로넨 워스는 “작년 9월 팀 분위기는 매우 뜨거웠다. 그런데 지금은 에너지가 더 넘친다”면서 “모두가 우리의 ‘정체성’이 무엇인지 알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해야 하는 일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고 했습니다.

크로넨워스는 앞서 언급한 ‘정체성’에 대해 “오직 승리”라고 답했습니다. 이것은 위닝 멘털리티 입니다. 그는 “우린 야구장에 모이면 ‘오늘 어떻게 이길 수 있을까’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대화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크로넨워스의 표현대로 파드리스에는 ‘위닝 멘털리티’가 오래도록 퍼져 있습니다.

파드리스의 상승세를 이끄는 핵심은 타선과 마운드의 균형에 있습니다. 공격력(팀 타율)은 리그 최상위권에 올라있습니다. 주루 플레이 또한 아주 공격적이란 평가를 받습니다. 작년 시즌 불펜의 한 축을 맡은 태너 스콧이 다저스 유니폼으로 갈아입었지만 파드리스 불펜은 매우 견고합니다. 파드리스 불펜 투수 방어율은 1.51로 리그 30개 팀 가운데 1등 입니다.

다르빗슈가 부상자 명단에 올라있지만 선발투수 로테이션도 위력적입니다. 14일 게임에선 마이클 킹이 완봉승을 따냈습니다. 로키스의 에제키엘 토바르가 9회말 두 번째 안타를 치기 전까지 파드리스 불펜은 평온했습니다. 킹은 작년 시즌 오른쪽 다리에 통증을 느끼면서 완전하지 않은 상태였지만 올해는 매우 건강한 상태라고 전해졌습니다. 같은 부위 경미한 부상을 겪은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도 건강한 상태죠.

마이클 킹은 “우리가 잘하고 있지만 방심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뉴욕 양키스를 상대로 인상적인 시리즈를 펼치면서 미국 전역에서 집중 조명을 받았습니다. 킹은 “이 곳(내셔널리그 서부지구)은 야구판에서 가장 힘든 디비전”이라면서 “시즌 막바지가 됐을 땐 지구 순위 경쟁에 다이아몬드백스도 참여 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또, “이제 겨우 17게임을 치렀다. 우린 그저 재미있게 야구를 하고 있을 뿐”이라며 겸손한 답을 이어갔습니다.

파드리스가 프랜차이즈 기록을 갈아치운 ‘홈연승’ 기록도 언젠가는 멈출 것입니다. 많은 전문가가 들쑥날쑥한 컨디션을 보인 딜런 시즈가 등판하는 15일 게임에서 기록이 멈출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3-1로 지고 있는 상황을 아주 편하게 뒤집으면서 역전승을 따냈습니다. 기분 좋은 승리를 했지만 아직 두 게임이 남은 컵스 시리즈는 여전히 큰 부담입니다.

최근의 상승세를 잘 유지해 나간다면 파드리스가 만나게 될 최대 고비는 6월입니다. 한달 동안 다저스와 자이언츠, 다이아몬드백스와 14게임을 치르는 일정을 소화해야 합니다.  

일정상의 위기 뿐 아니라 로스터 뎁스의 한계도 극복해야 할 변수 입니다. 마운드에선 조니 브리토와 다르비슈 유, 브라이언 호잉 등이 부상자 명단에 올라있습니다. 로키스와의 시리즈를 치르면서 외야수 브랜든 로크리지도 부상을 당해 로스터에서 제외됐습니다. 잭슨 메릴의 부재도 더그아웃의 고민을 더하게 합니다.

팀의 가파른 상승세를 이끈 마이크 쉴트 감독은 “이번 시즌 우리에겐 모든 팀이 존중할 대상인 동시에 라이벌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팬들은 “‘Beat LA’”라고 외치지만 저는 ‘Beat Evertbody’를 마음속에 되새긴다”고도 했습니다. 로스터 뎁스의 한계에 대해 쉴트 감독은 “승리자로 남기 위해선 해답을 찾아야만 한다”고 했습니다. 그 해답은 마이너 팜에서 눈썰미 있게 찾아낸 대체 선수가 될 수도 있습니다. 또는 트레이드 시장에서 데리고 온 새로운 얼굴이 자리를 채울지도 모르지요.

시즌 극 초반을 제외하고 파드리스가 서부지구 1위에 올랐던 때는 2022년 6월 17일이 마지막입니다. 지구 1위 자리를 오래도록 유지하기 위해선 파드리스는 끊임없이 진화해야 합니다. 일정에 대한 부담과 로스터 빈자리를 채워야 하는 과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는 이 도시의 유일한 프로스포츠 팀입니다. 그래서 더 큰 사랑을 받고 있죠. 리그에서 가장 표를 구하기 힘든 야구장, 또는 가장 시끄러운 경기장을 꼽을 때 빠지지 않는 곳이 파드리스의 펫코파크입니다.

AJ 프렐라 파드리스 단장은 “우리는 지역주민의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이겨야 할 책임이 있다”는 말을 했습니다. 이 책임감을 가지고 파드리스는 슈퍼스타들을 불러 모아 월드시리즈를 꿈꾼적이 있었습니다. 2023 시즌 개막을 앞두고는 파워랭킹에서 압도적인 1위에 올랐습니다. 결과는 플레이오프에도 진출하지 못했죠. 파드리스는 이번 시즌 개막을 앞두고 집계한 파워랭킹에서는 15위권 안팎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하지만 ‘돌풍’을 일으켰습니다. 해답은 선수의 이름값이 아니었습니다. 크로넨워스의 말처럼 ‘위닝 멘털리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