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이야기

[MLB] 신시내티 레즈의 전설 ‘피트 로즈’의 복권에 숨은 이야기

contentory-1 2025. 5. 15. 19:30

 

 

피트 로즈

메이저리그의 안타왕, 신시내티 레즈의 전설 피트 로즈가 복권됐습니다. 로즈는 1963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1986년까지 24시즌을 선수로 뛰었습니다. 3562게임에 출전했고 4256안타를 쳤습니다. 로즈는 빅리그 사상 최다 경기에 출전했고 가장 많은 안타를 친 선수였습니다.

 

로즈가 리그에서 영구 제명 된 이유와 복권됐다는 속보는 이미 여러 채널을 통해 접하셨을 겁니다. 콘텐토리에선 피트 로즈 복권 결정이 남긴 속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롭 몬프레드

로즈의 영구제명 철회 결정은 롭 몬프레드(Rob Monfred) 메이저리그 커미셔너 결정으로 이뤄졌습니다. 그간 숱한 논쟁이 붙었지만 로즈의 복권은 요원해보였습니다. 로즈는 작년 9월 83세의 나이로 별세했습니다. 로즈가 세상을 떠난 뒤 리그는 자체적으로 그의 영구제명 철회를 다룬 의견을 낸 적도, 관련 뉴스가 뜬 적도 없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몬프레드 커미셔너는 왜 갑자기 이 같은 결정을 내렸을까요. 일각에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로즈의 복권을 직접 요청한 것이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몬프레드 커미셔너는 지난 4월 직접 만나 이 내용을 놓고 대화를 나눴습니다. 대통령이 권력을 남용해 메이저리그 커미셔너를 압박했다는 뜻은 아닙니다. 아마 ‘로즈가 세상을 떠났으니 리그와 직접 관계가 없는 만큼, 영구 제명 철회를 검토해 보는건 어떻겠는지’라는 식으로 본인 견해를 표현한 정도가 아닐까 추측합니다.

 

맨프레드 커미셔너는 지난 4월 “저는 트럼프 대통령을 만났습니다. 우리 대화 주제 중 하나가 ‘피트 로즈’였습니다. 대통령과 나눈 대화 내용을 자세히 언급하지는 않겠습니다”라는 내용을 기자들에게 공개했습니다.

피트 로즈

피트 로즈는 오래 전부터 정치인 트럼프의 열렬한 지지자로 알려져 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15년부터 지속적으로 피트 로즈의 복권을 주장해왔습니다. 그는 “로즈는 이미 대가를 치렀습니다. 메이저리그는 이미 로즈를 명예의 전당에 받아들였어야 합니다”라는 말을 서슴없이 해왔습니다.

 

그런데 진짜로 트럼프 대통령의 의견을 몬프레드 커미셔너가 수용한 것이라면 새로운 궁금증이 생깁니다. 메이저리그의 유일무이한 ‘안타왕’으로 기억되는 로즈는 명예의 전당에 헌액될 수 있을까요.

저는 쿠퍼스타운(명예의 전당)에 헌액 되는 것 외에 그 어떤 욕심도 관심도 없습니다

 

2022년, 로즈는 불법 베팅과 관련해 사과의 뜻을 담은 편지를 적어 몬프레드 커미셔너에게 보내기도 했습니다. 로즈의 법률 고용인과 가족들은 진심을 다해 영구제명 철회를 바랐고 오명을 벗길 원했습니다.

피트 로즈 현역 시절

로즈의 복권이 결정된 뒤, 신시내티 팬들을 비롯해 많은 야구 팬이 몬프레드의 결정을 반겼습니다. 신시내티 레즈의 구단주인 밥 카스텔리니(Bob Castellini)는 “로즈는 야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 중 한명이었습니다. 우리는 언제나 그를 존중할 것”이라면서 복권 소식에 힘을 보탰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이번 결정에 여러 정치적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는 의혹도 커집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피트 로즈의 복권에 대한 견해를 끄집어냈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최근 메이저리그는 게임 중계를 일반 TV방송에서 스트리밍 서비스로 전환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리그는 정부의 조사를 받고 있는 상태였습니다. 메이저리그 중계와 관련한 비즈니스는 수십조원 그 이상의 가치 평가를 받습니다. 리그 사무국은 방송 플랫폼의 전환이 이뤄지는 과정에서 정부와 갈등관계를 맺을 수 없는 상태입니다. 전방위적인 회계 조사 또한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죠.

피트 로즈 현역 시절

매년 수천만달러를 쓰는 ‘베팅’업체와의 관계도 중요합니다. 메이저리그 경기 중 숱하게 쏟아지는 방송광고와 자막광고 상당수는 ‘베팅업체’ 광고입니다. ‘베팅’으로 인해 불명예를 쓴 로즈를 계속 홀대하는 것은 이들 광고주에게 불필요한 오해의 메시지를 전할지도 모릅니다. 이에 따라 리그는 큰 부담감을 안고 있습니다. 팬들 여론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로즈를 향한 팬들 반응은 대체로 우호적이기 때문이죠.

 

미국 최고의 지도자가 로즈의 편에 서 있고, 리그 사무국도 큰 부담감을 느끼고 있는데다 팬들도 원하지만 로즈의 명예의 전당 헌액은 단순한 사안이 아닙니다. 은퇴한지 30년이 흘짝 넘었습니디. 사망한 전직 선수의 명예의 전당 진출은 특뱔한 그 명분이 확실해야 합니다. 물론 로즈는 이번 복권으로 명예의 전당 입성 자격을 갖췄습니다. 하지만 예외적인 적용을 검토해야 할 내용이 적지 않습니다.

피트 로즈 현역 시절

먼저 BBWAA(전미야구기자협회) 내에 투표권을 가진 기자들 동의를 구해야 합니다. 명예의 전당 투표권을 가진 기자들은 지금까지 약물과 가정폭력, 성스캔들 등 선수의 품위를 손상하는 일체의 행위에 대해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왔습니다. 로즈가 영구 제명으로부터 복권되긴 했지만 불법 도박을 저지른 잘못까지 무혐의 처분을 받은 것은 아닙니다. 그들이 유지해 온 엄중한 잣대가 로즈에겐 어떤 방식으로 적용될지 지금으로선 알 수 없습니다.

피트 로즈 현역 시절

그라운드에 정치와 비즈니스가 복잡하게 끼어들었습니다. 로즈의 복권과 이후 펼쳐질 명예의 전당 헌액 과정은 메이저리그 역사에 또 하나의 큰 기준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