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이야기

[MLB] 9회 마운드에서 사라진 데빈 윌리엄스(Devin Williams)

contentory-1 2025. 4. 28. 15:03

 

뉴욕 양키스가 드디어 결단을 내렸습니다. 데빈 윌리엄스를 당분간 클로저(closer) 자리에서 내리기로 결정한 것입니다. 인내심이 많지 않은 양키스로선 오래 참았습니다.

 

"우리는 윌리엄스를 9회말에 세우지 않기로 결정했다"

 

애런 분 양키스 감독은 최근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 결정은 윌리엄스와 상의했고 윌리엄스도 받아들였다고 합니다.

윌리엄스는 이번 시즌 10게임에 등판했습니다. 방어율은 11.25로 글로 쓰기 민망한 수준입니다. ‘블론세이브’도 4차례나 기록했습니다. 결정적 순간은 토요일(한국시간) 게임이었습니다. 토론토 블루제이스를 상대한 홈경기였습니다. 2-1로 앞선 채로 9회말을 맞이한 양키스는 데빈 윌리엄스를 다시 마운드에 올렸습니다. 많은 팬들이 한 숨을 내쉬었습니다. 그 끝을 예상할 수 있었으니까요. 그리고 모두의 예상대로 이야기는 반전 없이 끝났습니다. 윌리엄스는 아웃카운트를 단 하나도 잡지 못했습니다. 그러면서 3실점을 하면서 최종 스코어 4-2로 게임을 내주고 말았습니다. 카를로스 카라스코의 5이닝 3안타 무실점 호투도 무색해졌습니다.

 

윌리엄스는 게임이 끝난 뒤 인터뷰에서 “최근 나와 양키스에게 벌어지고 있는 이 상황이 충격적이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한 팀의 마무리 투수가 된다는 것은 엄청난 노력이 필요한 영역이다. 그럼에도 나는 최근 그런 노력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며 자책했습니다.

계속해서 윌리엄스는 “매우 실망스런 일”이라면서 “빅리그에서 마무리 투수가 되기까지는 몇 년간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그런 노력으로 쟁취한 역할을 빼앗기는 것은 선수로서 치욕스런 장면”이라고도 했습니다.

 

윌리엄스는 작년 시즌 밀워키 브루어스 유니폼을 입고 22게임에 등판했습니다. 부상과 회복으로 인해 시즌 출발이 늦은 탓에 출전 경기수는 적었습니다. 윌리엄스는 이 과정에서 단 3실점만을 기록했습니다. 리그 톱클래스 클로저로서의 모습을 잃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윌리엄스는 올 시즌 이미 자책점이 10점이나 됩니다. 이 참혹한 상태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양키스 프론트와 팬들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공석이 된 양키스 클로저는 루크 위버가 맡기로 했습니다. 위버는 올 시즌 12게임 등판해 14이닝을 던졌습니다. 실점은 없습니다. 방어율이 제로입니다. WHIP는 0.57에 불과합니다. 현 시점 아메리칸리그 최고의 ‘스토퍼’라 불릴 수준입니다. 위버는 작년 시즌 후반 급격히 부진에 빠진 기존 마무리 투수 클레이 홈즈를 대체한 경험이 있습니다. 포스트시즌에서도 중책을 감당하면서 경험치도 높아졌습니다. 애런 분 감독은 “위버의 9회말 등판은 우리 모두에게 강한 신뢰를 심어 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클로저 자리를 내준 윌리엄스는 “팀이 지시하는 어떤 포지션이든 소화하겠다”는 입장이라고 전해졌습니다. 양키스 소식통에 따르면 윌리엄스를 서둘러 마무리투수로 되돌릴 계획은 없다고 알려졌습니다.

애런 분 감독과 양키스 프론트는 애써 윌리엄스를 위로하고 있습니다. 분 감독은 “윌리엄스는 야구선수로서 전성기 구간에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시적인 위기를 겪는 중이며, 윌리엄스는 이번 위기를 극복하고 나면 더 압도적인 투수가 될 자질을 갖추고 있는 선수”라고 평가했습니다.

 

윌리엄스는 트레이드 형식으로 양키스 유니폼을 입었습니다. 그는 올 시즌이 끝나면 FA시장에 나갈 수 있는 자격을 확보합니다. 윌리엄스는 이번 시즌이 열리기 전 리그 최강의 마무리 투수라는 평가를 받은 선수입니다. 불펜투수로서 이미 2번의 올스타에 뽑힌 경력이 평가를 뒷받침합니다. 커리어 통산 241게임에 등판한 그는 방어율이 1.83에 불과합니다.

미국 야구계에선 윌리엄스의 처참한 시즌 성적 원인으로 체인지업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데빈 윌리엄스의 체인지업은 한 때 리그 구종 가치 1위로 평가받았습니다.작년 시즌 체인지업 헛스윙률은 48.8%에 달했습니다. 체인지업을 2개 던지면 1번은 헛스윙을 이끌어내는 높은 수준이었습니다. 올해는 그 수치가 22%까지 떨어진 상태입니다. 체인지업을 효과적으로 구사할 수 없는 이유도 있습니다. 패스트볼 구속이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작년 시즌 윌리엄스의 패스트볼 구속은 95마일 언저리였습니다. 올해는 구속이 93.7마일에 불과합니다. 빠른 직구와 체인지업을 적절히 섞어 피칭하는 윌리엄스의 시그니처 방식이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입니다.

슈퍼스타들이 양키 유니폼을 입었을 때 보여주는 ‘포비아’도 부진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디애슬레틱의 야구전담기자 브랜던 커티(Brendan Kuty)는 “윌리엄스가 양키스 팬들이 쏟아내는 환호와 야유에 압도되고 있다는 것에 동의한다”고 했습니다. 윌리엄스는 밀워키 브루어스에서만 선수생활을 했습니다. 양키스와 같은 큰 시장에서 연일 쏟아내는 언론기사와 팬들의 반응은 다소 낯설 수 밖에 없다는게 중론입니다. 애런 분 감독도 이에 대해 “그는 완전히 지배당하고 있는 느낌”이라고 했습니다. 분 감독은 윌리엄스에 대한 개선책으로 “부담 없는 상황에 등판시킬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분 감독 의견에 동의합니다. 양키스 프론트에 따르면 윌리엄스는 어깨와 팔꿈치 등 투수가 주로 사용하는 신체부위에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현재 겪고 있는 부진은 윌리엄스의 정신적 부담감에서 작용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7~8회 일반적인 샹황에서 등판해 양키스 불펜투수로서의 ‘루틴’과 ‘리듬’을 만드는 것이 우선 과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