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을 놓친 것 후회할거야!”
미국 매체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가 16일 이 같은 내용을 보도했는데요. 디트로이트 타이거즈(Detroit Tigers)가 오프시즌에 골든글러버 내야수 김하성을 영입하지 않은 것을 후회할 것이라는 제목의 기사였습니다. 오늘은 김하성 선수와 키워드가 얽힌 디트로이트 타이거즈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타이거즈는 작년 시즌 메이저리그 돌풍의 주역이었죠. 압도적인 성적으로 사이영상을 받은 타이릭 스쿠발(Tarik Skubal)을 앞세워 와일드카드 시리즈에서 휴스턴 애스트로스를 상대로 스윕했습니다. 바짝 마른 디트로이트 스포츠 시장에 NFL 라이언스 팀과 함께 단비를 내려줬죠. 이번 시즌 기대도 덩달아 커지며, 오프시즌의 행보에도 관심이 쏟아졌습니다. 하지만 디트로이트발 헤드라인은 없었죠. 글레이버 토레스(전 뉴욕 양키스) 영입 정도가 이야깃거리였습니다.
위에 언급한 기사를 보면 SI는 보도에서 “타이거즈가 높은 수준의 내야 수비를 소화할 수 있는 김하성을 영입했다면 전반적인 내야 수비 퍼포먼스가 높아졌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MLB.com도 12월 초 타이거즈의 상황을 점검하며 김하성 영입이 도움이 될 것이란 보도를 냈었죠. “타이거즈 로스터는 유연성이 있지만 유격수, 3루수 자리에 세울 타자가 필요하다”면서 김하성을 예로 든거죠.

사실, 우리나라 선수에 대한 보도는 행간에 적힌 의미보다 더 크게 부각되어 국내에 소개되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요. 실제로 타이거즈는 김하성 선수에 대한 큰 아쉬움을 갖고 있을까요. 스캇 해리스(Scott Harris) 디트로이트 타이거즈 야구 부문 사장이 최근 디애슬레틱과 인터뷰를 진행했는데 아쉽게도 김하성 선수에 대한 언급은 없었습니다. 다만 최근 영입 경쟁에서 놓친 알렉스 브레그먼(Alex Bregman)에 대한 이야기를 털어놨죠. 알렉스 브레그먼은 최종 계약을 확정한 보스턴 레드삭스와 함께 타이거즈로부터도 계약을 제안받습니다. 계약내용은 이렇습니다. 레드삭스는 3년 1억2000만달러를 제안했고 타이거즈는 6년 1억7100만달러를 제시한걸로 알려졌습니다.
시장에선 타이거즈의 이 같은 제안을 두고 ‘놀랍다’는 시선이 많았습니다. 컵스 출신의 MVP플레이어 하비에르 바예스(Javier Báez) 영입에서 처참한 실패를 들먹이면서 말이죠(아마 바예스와의 계약은 타이거즈 역사상 최악의 선택 중 하나로 남지 않을까요?)
해리스 사장은 “우리는 타이거즈의 일원이 되길 원하는 선수가 뛰어주길 바란다”면서 “브레그먼은 우리 팀을 원하지 않았다”고 단호한 어조로 말했다고 합니다. 그는 브레그먼 영입의 실패가 가져다줄 팀 분위기를 걱정하고 있습니다. 해리스 사장은 “계약의 결과가 캠프 전반에 미칠 수 있죠. 힌치 감독이 선수들에게 후레시한 메시지를 전해주길 바라고 있다”면서 스프링 캠프 분위기를 챙기고 있습니다.

타이거즈는 긴 리빌딩 시간을 잘 견뎌냈죠. 작년 시즌 포스트 진출을 기록한건 11년만의 일이었습니다. 타이거즈의 성공 배경은 몇 명의 슈퍼스타가 보여준 놀라운 성적표가 아니었습니다. 오래도록 관찰해서 성장시킨 팜(마이너리그) 출신 선수들의 기량이 만개한 덕분이었습니다. 실제로 타이거즈의 팜 시스템은 최고 수준으로 평가 받고 있습니다.
컨텐더로 가기 위한 길은 드래프트로 선수를 잘 뽑고 마이너리그에서 이들이 잘 성장한 뒤 빅리그에서 열매를 맺어야 하죠.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구단은 부족한 부분에 슈퍼스타를 채워 마지막 퍼즐을 끼워 포스트시즌 경쟁력을 만들어야 하는데, 오프시즌 그들의 옵션이 브레그먼이었습니다.
알렉스 브레그먼도 김하성도 잡지 못한 타이거즈의 3루는 아무래도 매트 비어링(Matt Vierling)이 맡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비어링은 프로 무대에선 주로 외야수로 뛰었지만 기본기가 탄탄한 수비 능력을 갖고 있습니다. 앤디 이바녜즈, 작 매킨스트리도 대안이 될 수 있죠. 여기에 왼손 타자로 공격력이 기대되는 제이스 융(Jace Jung)에게도 팀은 기대를 겁니다. 차선책이 풍성한 걸 보면 팜 시스템의 수준이 그나마 위안을 줍니다.
해리스 사장은 “지금 당장 슈퍼스타 플레이어를 영입할 계획이 없다”고도 했는데요. 타이거즈 팀의 시장 규모를 고려해보면 특정 자유 계약선수를 목표로 막대한 돈을 쏟아 붓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닙니다. 작년보다 더 커진 기존 선수들의 재능과 역량만이 타이거즈가 기대할 자산입니다.

리그 최고의 에이스로 우뚝 선 타이릭 스쿠발이 타이거즈에서 뛸 수 있는 시간은 이제 2시즌이 남았습니다. 이후 FA신분이 되는 스쿠발을 잡기 힘들어 보이는 타이거즈 입장에서는 이 기간 동안 달려야겠죠. 해리스 사장도 “(스쿠발과 함께 할 수 있는)올해와 내년 시즌 타이거즈의 목표는 포스트시즌 진출”이라고 했죠. 작년에 폭발한 타이거즈 젊은 선수들의 잠재력이 올해는 팀을 어디까지 데려갈까요.
김하성 선수도 브레그먼도 없지만 이 팀은 아메리칸 리그 중부지구의 패권을 다투기에 충분한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야구를 농사에 비유하면 타이거즈는 지금 농번기입니다. ‘수확철’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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