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 이야기

[KBO] 그래도 널 사랑해, 롯데 자이언츠 vs 한화 이글스(4월2일)

contentory-1 2025. 4. 2. 14:49

 

못 해도 사랑받는..화를 내도 사랑할 수 밖에 없는..애증의 팀, 한화 이글스롯데 자이언츠!

 

시즌 초반 이들이 2연전을 치릅니다. 첫 게임이 2일(수) 저녁 6시 30분 대전한화생명볼파크에서 펼쳐집니다. 창원 다이노스 파크에서 생긴 사고로 인해서 어제는 경기를 하지 않았습니다. 말도 안되는 이 같은 안타까운 사고가 다시는 생기지 않기를 바랍니다.

 

# 젊은 선발 대결, 문동주 vs 김진욱

리그를 이끌 젊은 선발투수들이 맞붙습니다. 이글스는 문동주(2003년생), 자이언츠는 김진욱(2002년생)을 선발로 예고했습니다.

문동주는 지난 리햅 등판(5이닝 1피안타 6삼진 무실점)을 성공적으로 마치면서 시즌 부활을 예고했습니다. 이글스는 몇 번의 시리즈를 진행하면서 “선발진 만큼은 리그 수준급”이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여기에 문동주까지 안착한다면 지금보다 더 나은 위치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자이언츠 타선이 고전하고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문동주가 오늘 무너지는 것을 기대하긴 어렵겠죠.

 

이글스 고민은 결국 득점력입니다. 점수가 나지 않습니다. 시범경기서 화력을 태우면서 기대감을 높였지만 시범경기는 시범경기일 뿐이었습니다. 팀타율이 .169입니다. 10개 구단중 압도적인 꼴찌죠(1위는 키움 히어로즈 팀타율 .316). 9명의 타자 중 누구 한 명이라도 불이 붙어 있다면 확산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글스 타선은 지금 모두 식은 상태입니다. 중심타선에서 득점을 내줘야 할 노시환(타율 .167), 플로리얼(타율 .143), 채은성(타율 .240)이 빈타에 허덕이면서 완전한 찬스에서도 득점이 나지 않습니다.

 

이글스 타선은 자이언츠 선발투수 김진욱을 공략해낼 수 있을까요.

이번 시즌 4선발 미션을 받은 김진욱의 가장 큰 구종 변화는 ‘체인지업’입니다. 작년 9월 대전 원정을 떠난 자리에서 김진욱은 무작정 류현진을 찾아가 체인지업에 대한 조언을 구했다고 합니다. 김진욱은 왼손투수 입니다. 좌투수에게 체인지업은 좌타자에게 쓰기 위한게 아닙니다. 우타자를 공략하기 위해서 입니다. 흔히 좌투수에겐 우타자가 유리하다고 하죠. 하지만 체인지업을 장착한 왼손투수는 오른손 타자에게 매우 유리합니다. 커브와 슬라이더의 효과가 곱절로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왼손투수는 좌타자에게 체인지업을 잘 던지지 않습니다. 타자 몸에 맞출 확률이 급격히 높아집니다.

 

류현진은 후배에게 흔쾌히 체인지업 노하우를 알려줬다고 합니다. 류현진 뿐 아니라 찰리 반즈에게도 체인지업 스로잉에 대한 질문을 많이 했습니다. 배우려는 자세가 결과로도 입증됐습니다. 올 시즌 첫 등판 때 SSG랜더스를 상대로 김진욱은 6이닝 4피안타 2실점으로 호투했습니다. 김진욱이 던진 체인지업은 우타자 6명이 포진한 랜더스에게 효과가 있었죠. 이글스도 오른손 타자들이 중심에 있습니다. 노시환채은성도 우타자죠. 김진욱의 체인지업이 말을 듣기 시작하면 오늘도 이글스 타선은 고전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빈타에 허덕거리는건 자이언츠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이언츠는 8게임을 치르는 동안 17점을 올렸습니다. 리그 꼴찌입니다. 개막하기 전 ‘윤나고황’이라는 별칭이 붙을 정도로 기대가 큰 젊은 타선에 가뭄이 들었습니다. 윤동희는 30타석에서 타율이 .136까지 떨어졌습니다. 나승엽도 .226에 머물러 있습니다. 경험이 많지 않은 탓에 시즌 초반 극악의 부진이 멘탈 붕괴까지 불러올 우려도 있습니다. 김태형 자이언츠 감독은 라인업을 바꿔가면서 변수를 만들어내고 있지만 아직 결과로 입증되지 않았습니다. 자이언츠 타선도 오늘 문동주를 공략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 승부는 불펜 싸움에서, 김서형 vs 정철원

승패는 불펜에서 갈릴 것으로 보입니다. 이글스는 주현상을 2군으로 내려보냈습니다. 마무리 자리는 김서현이 맡았습니다. 김서현은 팀과 팬의 기대에 부응하는 시즌 출발을 하고 있습니다. 29일, 1점차로 쫓기던 상황에서 9회에 오른 김서현은 1이닝을 무안타 무실점으로 막아내면서 터프세이브를 따냈습니다. 데뷔 전 미성숙한 모습을 보였지만 최근 인터뷰를 보면 달라졌습니다. 최근 연이은 호투에 김서현은 “주현상 선배님 자리를 내가 임시로 맡은 것”이라며 “그날 그날 임무에만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글스 타선이 1~2점 리드를 안긴 채 9회로 들어서면 최근 컨디션이 부쩍 오른 새 마무리 투수 김서현이 경기를 승리로 이끌 가능성이 높습니다.

자이언츠 불펜에도 히트 상품이 있습니다. 정철원입니다. 작년 11월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은 그는 시즌 초반 수준급 홀더 역할을 해내고 있습니다. 4경기에 등판해 2홀드 방어율은 2.45 WHIP는 1.09입니다. 1점차의 어려운 상황에서도 리드를 지켜내면서 김태형 감독이 믿고 씁니다. 둘은 두산 출신이기도 했죠. 정철원은 자이언츠에서 심리적 안정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2022년 두산 베어스 시절 본인을 믿고 키워준 감독과 코치진이 모두 자이언츠에 있기 때문입니다. 정철원은 “팀을 옮겼지만 환경 변화는 크지 않은 느낌”이라며 “감독님, 코치님이 그대로시다. 내가 신인상 받았을 때와 똑같다”고 했습니다. 게임 중후반 자이언츠가 리드를 잡고 있다면 이글스도 게임 반전을 만들어내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비슷한 두 팀이 만났네요. 이 게임은 누가 먼저 선취점을 내고 리드를 잡느냐에 달렸습니다. 두 팀 모두 중후반전 버텨낼 힘을 갖고 있죠. 문동주는 강력한 모습을 되찾았고, 김진욱은 체인지업을 새 무기로 가다듬었습니다. 이들을 받쳐줄 불펜에 승패가 달렸습니다. 이글스와 자이언츠 어느 쪽 타선이 조금이라도 더 터져줄까요. 관전 포인트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