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격의 매직, 연승의 캐벌리어스를 멈추다.

승리를 가져다준 ‘마법’은 그들의 높이.
올랜도 매직이 리그 최고 승률을 질주하던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캡스)의 연승을 저지했습니다. 17일(월) 로킷 모기지 필드하우스(캐벌리어스 홈구장)에서 열린 게임에서 매직은 108-103으로 짜릿한 역전승을 해냈죠. 파올로 반케로가 24득점을 올리면서 지난 2년간 가장 긴연승을 달리고 있던 16연승의 캡스를 막아냈습니다. 에반 모블리는 발 부상으로 인해 이날 코트에 설 수 없었죠.
두 팀은 올 시즌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만날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상황이죠. 캡스는 1번시드가 확정적이고 매직은 플레이인토너먼트 승리팀을 이겨내면 8번시드로 플레이오프에 나설테니까요. 지난 시즌 1라운드에서도 7차전 최종전까지가는 접전을 펼친 기억이 여전합니다.

캡스는 이날 후반전에 급격하게 무너지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3쿼터 초반까지 13점을 앞서면서 손쉽게 승리에 가까워지는 듯 했죠. 하지만 쿼터 후반 세 번 연속으로 범한 턴오버가 뼈아픈 반전을 허용했습니다. 3번의 연속 턴오버가 매직에겐 승리를 안겨준 ‘마법의 순간’이 되었죠. 이 순간 매직은 10-0 런(RUN)을 만들면서 게임을 원점으로 되돌려 놨습니다.
오늘 경기에서 캡스가 범한 14개의 턴오버 중 무려 12개가 3~4쿼터에 쏟아져나왔습니다. 3점슛 성공률도 25%로 저조한 슈팅 효율로 인해 승리의 모멘텀을 좀처럼 찾아내지 못했습니다.

프란츠 바그너는 22득점을 올리며 오랜만에 승리에 공헌했고, 웬델 카터 주니어도 16득점, 14리바운드로 더블더블 활약을 이어갔습니다. 경기 종료 후 케니 앳킨슨 캡스 감독은 “그들은 오늘밤 우리를 압도했고, 우리는 이겨내지 못했다”면서 “우리는 반응하지 못했다”고 패배를 인정하는 인터뷰를 남겼습니다.

매직의 웬델 카터 주니어(6피트10)와 파올로 반케로(6피트10), 프란츠 바그너(6피트10) 등 세 명의 선수는 2m8cm로 키가 같은데요. 캡스의 페인트존을 지키는 재럿 앨런(2m6cm)보다 크고 에반 모블리(2m11cm)와는 큰 차이가 없습니다. 매직의 주요 공격수들이 이처럼 장신인데다 슈팅 효율이 높고, 농구센스까지 갖췄다는 것은 캡스에겐 앞으로도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이날 1~2쿼터에선 큰 어려움 없이 경기를 이끌어갔지만 매직이 앞선 보다 페인트존에서 집중력을 높이면서 캡스의 고전이 시작됐죠.

이번 시즌 캐벌리어스는 오클라호마시티 썬더와 더불어 특별히 약점을 찾아내기가 어려운 팀입니다. 하지만 캡스의 경우, 오늘 게임에서 확인했듯이 매직 처럼 트랜지션이 빠르지 않더라도 공, 수에서 높이로 압도하는 팀을 만난다면 의외로 고전할 수도 있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물론, 모블리의 부재가 가져온 결과로 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매직도 석스와 모리츠 와그너가 코트에 서지 못했죠.

오늘의 승리가 매직의 시즌 초반 폼을 되찾는 신호탄이 될 수 있을까요. 부상 복귀 후 좀처럼 시즌 초반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반케로와 바그너도 조금씩 팬들이 기억하던 그 때 그 모습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이제 매직은 홈에서 휴스턴 로케츠와의 힘겨운 일전을 치러야 합니다. 그 이후엔 워싱턴 위저즈, 샬럿 호네츠, 댈러스 매버릭스와의 일정이죠. 매직에겐 몹시 달콤한 시간이 되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