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이야기

김혜성이 다저스(Dodgers)에서 살아남는 방법

contentory-1 2025. 3. 4. 10:34

 

이번 시즌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빅리그에 진출한 김혜성은 과연 개막 로스터에 이름을 올릴 수 있을까요?

 

내야 경쟁이 치열하지 않은 팀을 선택했다면 고민이 좀 단순해졌을텐데. 김혜성이 선택한 다저스는 올스타급 경쟁력을 갖춘 대체 선수들이 넘칩니다. 김혜성은 스프링캠프에서 데이브 로버츠 감독 앞에서 그가 원하는 모습을 보여줘야겠죠.

 

국내 팬들은 김혜성 선수가 다저스의 주전 내야수로 매일 출전하길 바라지만 다저스가 김혜성에게 원하는 것은 다릅니다. 고정된 한 포지션을 책임져 달라는 건 아닙니다. 그의 탁월한 히팅 퍼포먼스도 아직까진 기대하지 않습니다. 김혜성이 KBO 키움 히어로즈에서 보여준 내야 여러 포지션의 안정적인 소화 능력을 빅리그에서도 보여주길 원하고 있는거죠. 

하지만 타석에서도 임팩트가 필요할텐데요. 시즌 개막을 앞두고 펼쳐지는 시범경기에서 김혜성은 8경기에 나서 17타수 2안타 1홈런 타율 0.118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삼진은 8개를 당했습니다. 비록 적은 표본이라 해도 아쉬울 수밖에 없는 모습입니다.

 

다저스는 스프링캠프에서 김혜성 선수의 타격 매커니즘 일부를 수정했습니다. 다저스가 그의 타격 폼을 바꾸려는 것은 김혜성 선수가 프로야구선수로서 지금껏 보여준 것 이상의 파워 히팅이 가능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다저스는 내야 뿐 아니라 외야 유틸리티 플레이어로의 활용까지 살펴보고 있습니다.

 

김혜성은 타격 조정에 대해 “평소 (내가) 공을 맞추는 수준과 비교하면 아직 20~30% 수준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적응에는 많은 시간이 필요할 지도 모릅니다.

 

어쨋든 분명한건, 다저스가 김혜성에게 원하는건 KBO에서 하던 걸 MLB에서 더 잘해달라는게 아닙니다. 다저스는 “우리가 원하는걸 우리의 방식대로 해달라”고 주장하는 것이죠. 매일 정해진 포지션에서 수비하고 3할대 타율을 올려달라는 게 아닙니다. 꼭 필요한 순간에 원하는 포지션을 책임져주기를 바라는거죠.  

국내 미디어는 김혜성이 다저스로부터 받는 적지 않은 연봉을 언급하면서 그의 다양한 활용방안에 대해 언급하죠. 하지만 김혜성의 경쟁 선수인 토미 에드먼, 키케 에르난데스, 미겔 로하스, 크리스 테일러, 앤디 페이지, 제임스 아웃먼 등 (이들도 확실한 주전이 아닌 대체 선수라는 점이 놀랍죠)은 김혜성보다 많거나 김혜성과 비슷한 수준의 연봉을 받는 선수들입니다. 또 이들은 올스타, 월드시리즈 진출, 신인왕 경쟁 등 이미 여러 가지를 입증해, 김혜성 선수보다 더 나은 위치에 있습니다.

 

다저스는 이미 수많은 대체선수가 있음에도 김혜성을 선택해 뎁스를 강화했습니다. 그런 만큼 김혜성 선수가 지금 당장 주전 선수로 나서주길 급하게 바라지도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주전 아닌 빅리그 로스터 자체에 대한 경쟁 또한 쉬운 상황이 아닙니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김혜성이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맞이하는 것도 여러 방면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물론 다저스 입단은 김혜성의 선택이었죠. 시애틀 매리너스와 같은 팀과 계약했다면 또 다른 상황을 맞이했을지도 모르지만요.

남은 스프링캠프 기간 김혜성은 본인이 해야 할 역할을 제대로 이해하고 그에 맞는 장점을 보여줘야 합니다. 내, 외야를 가리지 않고 안정된 수비를 하고, 빠른 속구를 받쳐 공을 띄울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줘야 합니다. 안타, 홈런이 아니라 플라이를 칠 수 있는 능력! 하이 레버리지 상황에서 대타로 선택받을 수 있게 말이죠. 즉, 3루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일 수 있는 능력치를 높여야만 합니다.

 

힘겨운 경쟁에 놓인 김혜성 선수를 응원합니다! 다저스타디움에서 한국팬들의 뜨거운 응원을 받는 김혜성 선수의 모습을 기대하겠습니다.